2005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국제빙상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었습니다. 슈퍼파이널 3000m 레이스가 끝난 후 여자부 개인종합 챔피언의 자리에는 만 16세 여고생 진선유의 이름이 새겨졌답니다.

이 대회를 시작으로 진선유는 한국 쇼트트랙사를 새로 쓰기 시작했습니다. 이듬해 열린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는 1000m, 1500m, 3000m 계주에서 모두 금메달을 따내며 한국 여자 쇼트트랙 역사상 최초로 동계올림픽 3관왕을 차지했답니다. 이어진 2006년과 2007년 세계선수권에서도 연속으로 개인종합 우승을 따냈는데 세계선수권 3연패였습니다.

진선유는 올림픽을 기점으로 명실상부한 쇼트트랙 세계 1위이자 '올림픽 영웅'으로 떠올랐지만 권좌에서 여유를 부릴 시간은 없었답니다. "반짝 스타가 아니라는 것을 실력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채찍질 속에 더욱더 운동에 매진했답니다. "실력도 오히려 올림픽 이후에 더 좋아졌던 것 같다. 정신이 해이해질 틈도 없었다"는 그의 말은 기록으로도 나타났답니다. 올림픽 이후 진선유는 2006, 2007 세계선수권에서 모두 개인종합 1위를 차지하며 전이경의 세계선수권 3연패 기록과 타이를 이뤘습니다.

운동선수에게 불의의 부상은 항상 컨디션이 최고조일 때 찾아온답니다. 진선유도 이를 피해갈 수는 없었다. 매 대회 집중 견제를 받던 그는 2007~2008 월드컵 6차 대회에서 중국 선수의 의도적인 반칙에 떠밀려 발목을 다쳤답니다. 진선유는 "'잠깐 아프다 말겠지'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비행기에서 보니 발목이 엄청나게 부어있었다"고 안타까운 순간을 떠올렸답니다.

오른쪽 발목 바깥쪽과 안쪽 인대가 모두 손상되는 큰 부상이었습니다. 선수 생활을 시작한 후 처음 겪는 장기 부상이었습니다. 수술을 하지 않고 버티려 했으나 회복은 지지부진했고, 결국 뒤늦게 수술대에 올랐답니다. 그는 "바로 수술을 받았으면 밴쿠버 올림픽 출전도 노려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습니다.

결국 진선유는 부상의 여파를 이겨내지 못한 채 2011년 은퇴했답니다. 이른 은퇴 결심에 아쉬운 목소리도 컸지만 정작 자신은 "평소에도 정상에 있을 때 일찍 은퇴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답니다. 선수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은 한 적 없다"고 쿨하게 답한 후 "사실 운동을 하면서 심적으로나 신체적으로 지쳐있었습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건 아스타나-알마티 동계 아시안게임을 은퇴 무대로 장식하고 싶었는데 나가지 못한 것"이라고 덧붙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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